교회 > 나눔터 :: Fellowship > [펌글] 혼란스러운 나 - 알코올 중독자 (지종현) / 서울 서머나 교회

요즘 제가 저의 자신도 잘 모르겠습니다.

내가 살아가고, 내가 생각하는 것들에 대해 많이 혼란스럽고 혼돈스럽습니다

어느 누구한테 물어 보기도 참으로 어려웠습니다.

워낙에 틀린 복음을 듣고 있는 분들에게는 이해 조차 되지 않는 소리이니까요.

저는 김성수 목사님 설교 말씀을 그 누구보다 더 인정하는 한 사람입니다.

목사님의 단어 한 마디와 숨소리까지도 모두 성경이라 믿어졌으니까요.

제가 학식적으로 많이 부족한 사람입니다.

어렸을 때부터 운동을 해서 공부를 못했습니다.

그리고, 성경을 전혀 모르는 백지 상태에서 목사님 설교를 접하게 되어

참으로 저에게는 큰 복이었습니다.

사실, 지금도 성경구절에 대해 정확히 아는 것도 없고,

아직도 사도신경 주기도문도 완벽하게 외우지 못할 정도로 무식 그 자체입니다.

모든 저의 미숙한 부분이 저에게 주신 은혜에 대한 사랑이 컸기에

굳이 외울 필요도 없었고 성경 역시 왜 보아야 하는 지 그 이유를 몰랐습니다.

오로지 목사님이 마이크로 전해져 오는 그 소리 만으로도

저에게는 다른 게 필요치 않았던 것 같습니다.

말씀을 들으면서 많이 아파서 울고 아픔 속에 기픔이 있었기에

아픔을 이겨낼 수 있었습니다.

처음 말씀을 듣고 그 기쁨을 지키려고

바리세인 처럼 완벽한 율법적인 사람으로 변한 적도 있었답니다.

내가 아는 만큼 깨달은 만큼 아파서 울었던 기억이 납니다.

목사님 말씀을 통해 하나님의 주신 사랑을 지킬려고

율법주의자가 되어 행위로만 완벽해질려고

착한 일 봉사 같은 것을 앞장 서서 극치를 달렸던 적도 있었답니다.

내가 열심을 다해 행했던 만큼 밥도 못 먹을 만큼 아프고 애통한 기억이 납니다.

목사님 돌아가신 소식을 듣고 피눈물을 흘리며 장례를 치렀던 기억이 납니다.

목사님이 말씀하시는 모든 말씀은 이미 저의 마음에 모두 가지고 있었답니다.

그러기에 목사님이 강단에서 말씀 하시면

한 토시도 틀리지 않고 저의 마음을 이야기 하셨기에

목사님의 마음을 이심전심 으로 알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 뒤로 목사님이 돌아가시고 노량진에서 동영상으로 첫 예배를 보는데,

이상하게도 저에게는 이상한 생각이 들어 왔습니다.

'목사님도 안 계시는데, 굳이 이렇게 영상을 보며 예배를 보는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라는 생각이 강하게 들어 왔습니다.

예배당을 참석하는 이유가, 내가 목사님 설교를 듣고 얼마만큼 변화된 것을

다른 성도님들한테 인정 받으려고 하는 나를 보게 된 것 같습니다.

한 마디로, 알코올 중독자에서 나 이렇게 목사님 설교를 듣고 거듭났다는 것을

보여주고 인정 받으려고 하는 나 를 보게 되었습니다.

며칠이 지나 가족들과 목사님이 안치된 추모 공원에 목사님을 뵈러 갔습니다.

그 와중에 옆자리에 다른 추모객이 오열을 하시며 목사님 사진을 어루만지면서,

'아빠 거기 좁은데 있으니까 답답하지' 하면서 우는 모습을 보는 순간

제 자신이 '지금 목사님을 뵈러 온 것이 정말 의미가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들면서,

서둘러 추모 공원에서 나왔습니다.

그 뒤로 저는 많은 생각을 하면서 노량진 예배당을 참석했습니다.

그렇지만, 이미 저는 이제 예배당을 그만 나가야겠다는 생각을 가졌습니다.

남들도 이렇게 목사님이 돌아가셔도 예배당을 나오는데 하며 저의 생각이 조금 흔들렸지만

이상할 정도로 저의 아내도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었기에 마음의 결정을 했던 것 같습니다.

그 당시에는 저의 생각이 맞을거야 하며 정죄도 하고,

내가 가는 길이 맞는거야 하며 다른 성도님들을 정죄했던 것 같습니다.

한 마디로, '나는 진짜고 너는 가짜' 라는 위험한 생각을 가지고 있을 때인 것 같습니다.

그 뒤로도 목사님 설교를 들으면서 외로움을 달랬습니다.

그리고, 저와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는 성도님을 찿아 헤매고 다녔던 기억이 납니다.

지금에 와서 생각하면 웃음이 나옵니다.

제 자신이 아직 미숙하고 모든 것을 두 마음으로 보는 입장에서

저와 맞는 성도님은 없다는 것을 알았으니까요.

제 자신이 이해와 용서, 용납을 하기에는 아직 많이 어렸으니까요.

사실, 다른 말씀은 전혀 귀에 들리지 않았습니다.

아예 관심도 없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또 목사님 설교를 듣는 자체까지도 이상하게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것도 아니다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말씀을 듣는 것도 이제는 나 자신을 확인하고 나 자신의 자아를 충족하기 위해

목사님 설교를 듣고 있는 저 자신을 보게 되어

목사님 설교도 조금 멀리 하고 있을 때도 있었답니다.

저는 이 때부터 정말 무엇이 맞고 틀린지 혼돈되기 시작한 것 같습니다.

성경도 관심 없고, 목사님 설교도 멀리 하게 되었습니다.

때 마침 저는 점점 이상해졌으니까요.

알코올 중독자로서 다시 술도 마시게 되었고, 담배는 기본이고 여자의 쾌락도 일삼고

방탕한 사람으로 변해져 갔습니다.

제 자신에게 실망하고 저 자신을 통제하지 못하게 되면서부터

괴롭고 힘들어 죽을 것만 같았습니다.

이성적으로는 '나는 이렇게 살면 안되는데' 하면서도,

매번 쾌락 속으로 빠져들 때면 지옥처럼 느껴지곤 했습니다.

목사님이 매번 강조했던 말씀이 생각이 났습니다.

진리를 아는 이가 막 살 수 있겠냐는 말이 저를 괴롭히고 힘들게 했습니다.

어떤 때는 나 자신을 합리화시켜 생각을 해 보았지만,

저에게는 목사님 말씀이 절대적이라 쉽게 넘기지 못하고 많은 생각을 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럴 때면, '나는 아닌가' 라는 생각도 해 보고,

정말 나 만의 생각에 갇혀서 하나님 자녀라고 생각하고 있는 건 아닌지

혼돈 그 자체였습니다.

그 가운데서 그나마 죽지 않고 버틸 수 있었던 것은,

그렇게 막 살고 돌아이 짓을 해도 변하지 않는 저의 마음 속 기쁨이

그 분이 주신 사랑이란 것이 믿어졌던 것 같습니다.

이상하리만치 점점 육신은 타락을 하고 있었지만,

마음 깊숙한 곳에서는 기쁨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나 스스로 통제가 안되서 수 백번 수 천번 다짐을 해 보지만, 뜻대로 잘 안되었습니다.

비참한 자신을 보고 죽을 각오도 많이 했습니다.

신기하게도, 미친 놈처럼 내 마음 속 깊은 곳에서는 저의 행위적인 죄에 대해서

괜찮다며 웃고 있으니 말입니다.

마음 깊은 곳에서는 행위에 대한 죄를 통해 감사와 탄식이 나오니 말입니다.

이 마음을 누가 이해하겠습니까?

그렇게 예배당을 일 년 넘게 출석하지 않는 상태에서 목사님 설교를 들으면서 살다가,

이제 다시 예배당에 나가야 되겠다 라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답니다.

그래서, 반포동으로 얼마 전부터 출석을 하게 되었습니다.

여전히 지금도 저의 자신을 통제 못하고, 점점 이상하게 변해져 가는 저 자신을 볼 때마다

힘이 드네요.

지금도 많이 혼돈스럽습니다.

뭐가 뭔지 잘 모르겠습니다.

모든 걸 때려 치우고 싶지만,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습니다.

두서없이 저의 혼란스러운 마음을 적어 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