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 나눔터 :: Fellowship > 세상을 살아가는 쉽고도 어려운 이야기 "예배" (6)

샬롬, 그리스도 안에서 문안 드립니다.

예전에 KBS 방송 '승승장구' 라는 연말 특집 프로그램에서 '혜민' 이라는 승려가 나왔었습니다.

모든 사람들이 마냥 무서워 그저 피할려고만 하는 그 죽음을 알고 싶어 불자의 길을 걷게 되었다는 그 분,

얼핏 보면, 우리네 신앙의 여정과 흡사해 보이는 것 같지 않습니까?

자기의 처한 환경과 상황을 인정하지 않는 데서 오는 그 불안과 그 공허와 그 고통에서 벗어나는 길은,

그런 상태에 처해 있는 자기를 허락하는 것이라고,

그 죽음이 무엇인지 아는데 초점이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죽음을 극복하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그러면, 그 불안과 그 공허와 그 고통은 '나' 와는 무관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그 상태를 깨닫는 것을 '해탈' 이라고 부르고, 그 상태가 영원으로 지속되는 것을 '열반' 이라고 부릅니다.

백 번 양보하여,

기독교에서 말하는 '자기부인 (self-denial)' 과 '영화 (glorification)' 를

그와 같은 맥락으로 본다고 할지라도,

그 사이에 가로 놓인 구렁은 하늘과 땅만큼 벌어져 있습니다.

나를 허락하지 않는 나에게 그런 나를 허락하라고 말해본들

나를 허락하지 않는 내가 그런 나를 허락하라고 하는 나를 허락하지는 않습니다.

그러면, 그러한 상태를 두고 고민하는 나를 또다시 허락하라고 나는 나에게 말하겠지요.

그게 곧 자기도 뭔지 모르는 하나의 축이 되어 영원히 돌고 도는 수레바퀴 '윤회' 인 것입니다.

기독교에서는, 내가 나를 허락하는 주체로 영원이 되는 것이 아니라

나와 이미 연합되어 계시는 하나님 아버지가 영원이므로, 은혜로 거저 값없이 영원이 되어지는 것입니다.

그러니, 어찌 감사와 찬송이 오직 하나님 아버지께로만 향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그 토크쇼를 잠시 보며 드는 생각이,

힘든 짐을 지고 가는 게 보인다고 하면서도 정작 그 짐이 무엇인지 모르고 있더라는 것입니다.

그 앎과 됨과 누림은 참으로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는 데에 동의되어졌습니다.

그렇게 동의되어지고 난 후로는 곧바로 TV를 꺼버렸습니다.

그리스도의 복음을 하나님의 이웃과 함께 나누다 보면,

죽을 힘을 다해 자기 스스로 살아 있음을 증명하려는 지친 모습으로 드러나는 것이 아니라,

그 죽음 너머 그 생명을 기뻐하는 고요와 멈춤과 안식의 그 모습으로 나옵니다.

그리스도 안에 하나된 그 복음이 나와 이웃 곧 우리를 덮고 있다는 것을 의식하게 되면,

말이 되는 소리를 내가 말하는 게 아님을 인정하게 됩니다.

그저 옆에 가만히 서서 하나님의 영광을 위한 하나님의 열심을 찬송할 뿐입니다.

그러한 하나님의 영광을 알아가게 되는 그 어느 누구든지,

내가 나를 허락하는 주체가 되어

이 정도에는 이렇게 하고 저 정도에는 저렇게 한다는 말은 나올 수 없을 겁니다.

나보다 더 많이 터지고 지치고 부러진 그들이 바로 나임을 알게 되면, 긍휼한 마음이 생기지요.

왜냐하면, 어떤 이에게는 하나님의 말씀은 정죄하고 죽이는 말이지만,

또 어떤 이에게는 하나님의 말씀은 그 죄로부터의 자유를 거저 선물하는 살리는 말이기 때문입니다.

내가 하나님과 원수였을 때에,

하나님은 그 원수를 위해 죽으심으로 자기의 사랑을 확증하셨다고 성경은 말합니다.

그러면, 내가 나에게 하나님의 그 말씀을 어떻게 먹이고 있는지 알게 되겠지요.

천국 또는 지옥, 그 두 가지 밖에 없을 겁니다.

매일 찾아오는 내일은,

어떤 이에게는 일상의 또 다른 내일일 수 있고, 어떤 이에게는 새로운 한 해의 시작일 수 있고,

또 어떤 이에게는 항상 똑같은 그 오늘일 수 있습니다.

세상 사람들이 보기에 볼품없고 매력없고 가치없는 다람쥐 쳇바퀴 돌아가는 듯한 일상의 그 오늘을

그리스도 안에 하나된 그리스도의 그 복음만으로 즐거이 누리는 우리 모두이기를 빕니다.